LIFE STYLE
사공 없는 나룻배처럼
생각의 중력
2025. 4. 26. 19:34
아버지는 ‘독자와 작가와의 관계’와 ‘고통의 의미’를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챕터로 꼽았다.
나 역시 ‘고통의 의미’를 흥미롭게 읽었지만, 굳이 아내와 다른 챕터를 고르자면 **[사공이 없는 나룻배가 닿는 곳]**이다.
사공이 없는 나룻배는 어디론가 흘러가다 결국 어딘가에 닿는다.
우리의 삶도 그렇다.
김영하 작가가 소설가가 된 과정 역시 뚜렷한 목적이나 사명감에서 출발한 건 아니었다.
PC 통신에 올린 글이 사람들에게 반응이 좋았고, (중간 생략) "이럴 거면 제대로 해봐야겠다"는 마음으로 글을 쓰다 보니 덜컥 등단하게 된 것이다.
등단은 하나의 관문이다.
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관문들을 지나치게 되는데, 그 관문을 통과하기 전과 후의 삶은 분명히 다르다. 어떤 문을 통과하면 ‘경로의존성’이 생겨 그 일을 계속하게 되고, 그렇게 쌓인 시간이 결국 하나의 삶이 된다. 많은 일들이 하다 보니 어느새 ‘되어 있는’ 경우가 많다는 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.
삶의 상당 부분은 결국 운에 의해 좌우되기도 한다.
창업가들 역시 비슷하게 말한다. 무언가를 하다 보니, 어느새 신인이 되어 있고, 어느 순간엔 창업가가 되어 있다.